안녕하세요, 님. 아침엔 이미 27도, 한낮엔 34도까지 오르는 요즘. 귀를 간질이는 매미 소리와 함께 도심의 배롱나무, 무궁화가 저마다의 여름을 피워냅니다. 오늘은 열두 번째 절기, 대서(大暑)입니다. 믿기지 않게도 다음 절기는 입추지만, 아직은 무더위와 습기가 가득한 여름의 한가운데에 머물고 있습니다.

대서는 한여름 무더위의 정점에 해당하는 시기입니다. 예부터 '염소뿔도 녹는다.'는 속담이 전해질 만큼 더위가 극심한 때로, 장마가 걷히고 본격적인 삼복더위가 시작됩니다. 논밭의 김을 매고 퇴비를 장만하느라 농촌은 분주하지만, 그만큼 햇밀과 햇보리, 햇과일이 무르익는 풍요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삼복 가운데 중복과 가까운 이 시기, 무더위 속에서 여름의 절정을 함께 지나고 있습니다. 이럴 땐 눈으로 먼저 더위를 식혀보는 건 어떨까요. 푸른 물결 같은 바탕에 금박이 반짝이는 오늘의 민화처럼, 한 점의 시원함이 마음 깊은 곳까지 퍼져 나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