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3 소서
25.07.07 | 05:05
안녕하세요, 님. 하루하루 바쁘게 지내다 보니, 어느덧 올해의 절반이 흘렀습니다. 님의 상반기는 어떠셨나요? 7월은 상반기를 잘 정리하고, 새로운 계절과 마음을 맞이하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입니다. 호호당도 그간의 소중한 작업들을 차분히 정리하며, 다가오는 많은 일들을 기꺼이 준비하며 하반기의 첫 걸음을 내딛고 있답니다.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11번째 절기, 소서(小暑)인데요. 작을 소(小), 더울 서(暑), 즉 ‘작은 더위’라는 뜻을 가진 이 절기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아무리 작은 더위라지만, 연일 이어지는 습하고 후덥지근한 날씨에 벌써부터 지치지는 않으셨나요?
예로부터 소서는 ‘국수의 절기’라 불릴 만큼 면요리를 즐기기에 좋은 때였다고 합니다. 소서 무렵의 밀은 가장 좋을 때라 밀국수를 지어 먹으며 더위를 식히곤 했다고 해요. 김치말이국수부터 콩국수까지. 입맛 잃기 쉬운 여름날, 국수 한 그릇으로 속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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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 冊架圖, 책거리 병풍, 冊架圖屛風 / 한국 - 조선 / 종이 / 125x 47cm, 53.5x28.1cm
ⓒ국립중앙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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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하고 후덥지근한 더위, 한번에 날려줄 제습제 Playlist>
오늘 소개할 민화는 보고만 있어도 괜히 컴퓨터 속 묵은 파일들까지 정리하고 싶어지는, 정갈한 책가도입니다. 방 정리를 해야지 하면서도 선뜻 손이 가지 않을 때, 책가도를 한참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느새 청소하고 싶은 마음이 피어나곤 한답니다.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고, 눅눅한 기운을 걷어내고 싶을 때 떠오르는 그림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준비한 오늘의 플레이리스트는, 음악으로 듣는 제습제랍니다. 쌓인 습기처럼 무겁게 가라앉은 기분을 가볍게 털어내고, 어수선한 여름날의 분위기를 말끔히 환기시켜 줄 곡들을 모았습니다. 아무리 작은더위, 소서라 해도 후덥지근한 날씨는 벗어날 수 없죠. 이 노래들이 님의 공간과 마음 속에도 상쾌한 바람처럼 스며들길 바랍니다.
[𝘛𝘳𝘢𝘤𝘬𝘭𝘪𝘴𝘵 ]
아소토 유니온 (Asoto Union) - Think About’ Chu
Jamiroquai - Virtual Insanity
김현철 - 오늘 이 밤이
유재하 - 지난 날
Kool & The Gang - Get Down On It
임재범 - 다시 시작해
Jalen Ngonda - If you Don't Want My Love
PREP - Back To You
No Vacation - Yam Yam
[오래된 노래 플레이리스트 by 호호당]
어느 날, 우연히 발견한 낡은 편지 한 장.
손끝에서 펼쳐지는 오래된 글씨들 사이로
지난 계절의 노래가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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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절>
곧 다가올 7월 9일, 음력 6월 15일은 유두절입니다. 유두절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복중(伏中)에 드는 명절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뜻의 유두(流頭)라는 말처럼 예로부터 이날엔 맑은 시냇물이나 폭포에 몸을 씻으며 더위를 물리치고 하루를 시원하게 보냈다고 해요.
‘유두잔치’라 불릴 만큼 풍성한 분위기 속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은 바로 국수였습니다. 이날 국수를 만들어 먹는 풍습을 유두국수라 하며, 든든하게 한 그릇 끓여 먹고 나면 여름 더위도, 질병도 거뜬히 넘길 수 있다고 믿었답니다.
오랜만에 TOKEVI 매거진을 펼쳐 유두국수 레시피를 다시 꺼내보았습니다. 거창한 국수의 김상희 대표님의 어머니, 손신향님께서 소개하는 소박하면서도 깊은 맛의 유두국수. 님께도 함께 나누고 싶어 가져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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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름의 기운을 닮은 오색 국수 면을 준비합니다. 색색의 면발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시원해지지요. |
2. 끓는 물에 면을 넣고, 센 불에서 펄펄 끓여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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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뽀얀 거품이 일고 물이 끓어오르면, 찬물을 한 번 부어 끓임을 멈췄다가 다시 익혀보세요. 면발이 훨씬 쫄깃해집니다. |
4. 알맞게 익은 면은 체에 밭쳐 찬물에 여러 번 헹궈줍니다. 물기를 털어낸 뒤엔 참기름과, 소금을 조금씩 넣고 버무려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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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타파, 수박 보자기로 수박 묶는 법>
소서 이후 7월엔 초복과 중복, 두 번의 복날이 찾아옵니다. 지난 뉴스레터에서는 수박 보자기로 우산을 묶는 법을 소개해드렸죠? 이번엔 수박 보자기로 진짜 ‘수박’을 묶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여름날 시원한 수박 하나, 귀여운 보자기에 정성껏 싸서 가까운 계곡이나 휴가 길에 함께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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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𝑇𝑢𝑡𝑜𝑟𝑖𝑎𝑙 〕
1. 그림 있는 면이 겉으로 보이도록 보자기를 펼쳐주세요.
2. 위쪽 두 모서리를 잡아, 서로 두 번 단단히 매듭지어 주세요.
3. 아래쪽 두 모서리를 손잡이처럼 생긴 위쪽 구멍 안으로 넣어주세요.
4. 모양을 예쁘게 정돈하고, 남은 끈을 돌돌 말아 끝이 약 5cm 정도 남았을 때 두 번 묶어 마무리해 주세요.
𝖲𝗂𝗓𝖾 𝖦𝗎𝗂𝖽𝖾
수박 보자기 | 70 x 70 c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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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보자기 포장법과 함께한 보자기를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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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보자기
₩12,000
여름 대표 과일, 수박. 보기만 해도 쩍 갈라져 시원한 속살이 드러날 것 같은 싱그러운 수박을 보자기에 담았습니다. 어떻게 묶어도 수박 한 통을 손에 들고 가는 듯한, 귀엽고 정겨운 수박 보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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𝙀𝙙𝙞𝙩𝙤𝙧'𝙨 𝙋𝙞𝙘𝙠
혹시 일본의 ‘와비사비(wabi-sabi)’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와비사비는 덜 완벽하고 단순하며 본질적인 것을 뜻하는 ‘와비’(wabi), 오래되고 낡은 것에 깃든 아름다움을 뜻하는 ‘사비’(sabi)가 합쳐진 말로, ‘부족하지만 그 내면의 깊이가 충만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요즘 이 단어에 많은 사람들이 매료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한국에도 이처럼 아름다운 의미를 가진 말이 있습니다. 호호당을 오래 지켜봐 주신 분들이라면 익숙하실지도 모르겠어요. 바로, ‘담박하다’는 말입니다.
저는 정약용의 ‘여유당전서’ 중 담박이라는 글에서, “담박함을 좋아하니 아무 일도 없어”라는 구절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한국의 ‘담박함’은 단순히 소박하다는 뜻을 넘어서 비움과 절제에서 비롯된 깊이를 말합니다. 욕심 없이 맑고 깨끗한 상태, 군더더기 없이 오래 곁에 두고 싶은 미감을 담고 있지요.
7월 5일부터 시작된 이번 기획전은 ‘반년의 쉼표’라는 이름 아래, ‘정리’를 주제로 제품을 소개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에디터가 고른, 담박함을 품은 제품들을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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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보고 처음엔 조금 선입견이 생겼어요. 일상과는 조금 거리가 있을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직접 써보고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번 달 최고의 추천 제품이에요.
옷도 그렇잖아요. 화려한 디자인보다는 절제된 형태 안에서 섬세한 디테일과 좋은 소재가 느껴질 때 오히려 더 고급스럽게 다가오듯이, 본견 주머니가 딱 그렇습니다. 담박한 디자인이지만, 진주에서 온 100% 실크 원단으로 제작되었고 끈에 있는 작은 매듭마저도 아주 단단하게 마감되어 있어요. 특히 끈을 쭉 잡아당겨 조일 때의 ‘막힘없는’ 느낌이 묘하게 만족스럽답니다.
오므리기 전에는 22 x 10cm의 넉넉한 크기라 안경이나 선글라스도 거뜬히 들어가고, 화장품 파우치로도 활용할 수 있어요. 끈을 조이면 손바닥만 한 사이즈로 콤팩트하게 변해 가방 속에 쏙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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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비들은 향낭을 품거나 몸에 달고 다녔다고 해요. 요즘은 향수를 뿌리지만, 주변에서 은은하게 좋아하는 향이 퍼지면 그만큼 기분 좋은 일이 또 없죠.
사유의 방 향낭 소 사이즈는 귀여운 키링처럼 가방에 달고 다니기 좋고, 마치 작은 리프레셔처럼 향기를 은은하게 머금고 있습니다. 참고로 호호당에서는 대 사이즈 향낭을 사원증 목걸이처럼 사용하고 있는데요, 카드 한 장이 쏙 들어가 딱 맞는 사이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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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출장에서 가장 잘 챙겨간 아이템 중 하나예요. 순면 100%라 얼굴을 닦아도 부드럽고 단추 구멍이 있어 여기저기 걸어두기도 좋습니다. 호텔 수건이 무겁고 부담스러울 때, 세안 마무리 때 순면 까치 행주로 톡톡 얼굴을 닦아보세요. 가볍게 닿는 그 촉감이 참 기분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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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참 할 이야기가 많은 뉴스레터였죠. 저희 이야기를 들어주신 여러분의 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나 자사몰 후기를 통해 가끔 올라오는 사용 후기에 요즘 참 자주, 그리고 깊이 감동을 받고 있어요.
타입폼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 해주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하여 호호당의 상품을 선물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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