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31 소서 오랜만에 질문을 들고 다시 찾아왔어요. 뉴스레터를 천천히 읽어 내려가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마음속에 떠올려보세요.
아래 구글 폼을 통해 답변을 남겨주신 분들 중 한 분께는 뉴스레터 마지막에 소개될 5만8천원 상당의 조각보 향낭을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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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주말 아침 인사드려요. 평소 평일 아침을 맞이하며 뉴스레터를 읽어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오늘은 조금 더 여유로운 주말 아침을 골라 찾아왔습니다.
오늘은 어떤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내실 계획인가요? 집 안에만 머물러도 좋은 주말, 흐린 하늘 아래 굳이 바깥으로 나서기보다 가만히 집에 머물고 싶은 날이라면,
호호당이 만든 소서 플레이리스트, <습하고 후덥지근한 더위, 한 번에 날려줄 제습제 playlist>를 틀어놓고 느긋한 하루를 보내보세요. |
무엇이든 묶어보자!기
다음 주에는 비 소식이 잦다고 해요. 우산 하나쯤 야무지게 챙겨 다닐 수 있도록, 보자기로 우산을 감싸는 방법도 함께 준비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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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 - 소서 (小暑)
다가오는 7월 7일, 다음 주 화요일은 열한 번째 절기인 소서입니다. 본래 소서 무렵은 장마가 끝나가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때입니다. 올해는 장마가 늦어져서인지 아직 여름 기운이 완연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소서가 지나면 이내 삼복 더위, 초복·중복·말복이 차례로 찾아옵니다. 가장 더운 날들을 굳이 셋으로 나누어 이름 붙이고 챙겨온 걸 보면, 옛사람들에게 여름을 무사히 나는 일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짐작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맘때 삼계탕 한 그릇으로 몸을 보하는 문화가 있지요. 뜨거운 음식으로 뜨거운 여름을 다스린다는 이열치열의 지혜가 삼계탕 한 그릇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입니다.
절기를 하나씩 짚어보다 보면, 비슷한 문화를 공유하는 일본과 중국이 같은 시기를 어떻게 보내는지도 자연스레 눈에 들어옵니다.
일본의 소서
일본에서 소서는 7월 7일 무렵으로,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칠석 七夕, 타나바타와 시기가 겹치기도 합니다. 절기 소서 자체보다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때", "장마가 끝나가고 여름 기운이 짙어지는 때"로 인식되며, 暑中見舞い 쇼추미마이라 하여 여름 안부 인사를 주고받기 시작하는 무렵으로도 알려져 있어요. |
중국의 소서
중국에서는 소서 무렵의 보름을 다시 세 시기로 나누어 살피는 삼후 三候의 풍습이 전해집니다. 초후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고, 차후에는 귀뚜라미가 벽 틈에 깃들어 살고, 말후에는 매가 새를 사냥하기 시작한다고 하지요. 더위가 짙어지는 기미를 바람과 벌레, 짐승의 움직임으로 하나하나 읽어내던 옛사람들의 섬세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이 무렵 중국에는 볕이 가장 강한 날을 골라 옷장 속 옷가지를 꺼내 볕에 말리는 쇄복 晒伏이라는 풍습도 있었다고 해요. 장마에 눅눅해진 것들을 볕 아래 내어놓고 말리며 여름을 준비하는 마음은, 우리가 장마 뒤 집 안을 정리하고 눅눅한 기운을 걷어내는 마음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나라마다 절기를 맞이하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그 마음의 결은 하나로 이어집니다. 다가올 더위 앞에서 몸과 마음을, 그리고 집 안 구석구석을 미리 정돈해두는 일. 소서는 그렇게 여름을 준비하는 작은 의식과도 같은 절기인가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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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아찌 시리즈의 마지막 레시피는 고추 장아찌입니다. 아삭이 고추를 간장에 절여 맵지 않아 아이와 함께 먹기 좋고, 어떤 음식에나 두루 잘 어울리는 여름철 만능 반찬이에요.
이번 주말, 집에서 조용히 쉬어갈 계획이라면 근처 마트에서 풋고추와 몇 가지 재료를 챙겨 다가올 한 주를 위한 장아찌 한 통을 미리 담가보는 건 어떨까요?
장마 뒤 눅눅해진 마음도, 장아찌 한 젓가락과 함께라면 조금은 산뜻해질지도 모릅니다.
재료 준비
아삭이고추 또는 오이고추 간장 / 식초 / 설탕 / 사이다 / 멸치액젓 / 소주 / 물
부가 재료
고춧가루 / 다진 마늘 / 통깨 / 참기름 / 파 / 쌀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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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효자동 배현순 씨의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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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고르기 고추장아찌는 껍질이 얇은 고추로 담가야 맛있습니다. 두껍고 작달막한 고추는 장아찌로 담그면 질길 수 있고, 청양고추는 너무 매울 수 있어요. 아삭이고추나 오이고추처럼 초록빛이 곱고 길쭉한 고추를 골라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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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손질하기 고추는 꼭지를 조금만 남기고 잘라주세요. 꼭지를 전부 잘라내면 모양이 예쁘지 않을 수 있어요. 손질한 고추는 양념이 잘 배도록 서너 번 콕콕 찔러 구멍을 내줍니다. 포크를 사용해도 좋고, 잘라낸 꼭지 끝을 뾰족하게 만들어 찔러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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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아찌물 만들기 장아찌물에는 일곱 가지 재료가 들어갑니다. 간장, 식초, 설탕, 사이다, 멸치액젓, 소주, 물을 모두 같은 비율로 넣어주세요. 고추는 오이처럼 수분이 많은 재료가 아니기 때문에 물을 함께 넣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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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담그기 손질한 고추를 누름독이나 밀폐용기에 담고, 장아찌물을 고추가 충분히 잠길 만큼 부어주세요. 고추가 장아찌물 위로 떠오르지 않도록 계속 잠겨 있는 상태로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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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하기 실온에서 사흘 정도 두었다가 냉장고에 넣어 보관합니다. 여름에는 날이 더우니 하루 이틀 정도만 실온에 두어도 괜찮아요. 잘 담가두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든든한 여름 반찬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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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먹기 입맛 없는 여름날 국수와 함께 하나씩 꺼내 먹어도 좋고, 조금 지겨워질 때쯤에는 양념에 무쳐 먹어도 맛있습니다. 고춧가루, 마늘, 통깨, 참기름, 파를 넣고, 달달한 맛을 좋아한다면 쌀엿을 조금 더해보세요. 윤기가 돌아 더욱 먹음직스러운 고추장아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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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를 가장 가까이, 알차게 즐기는 방법은 그때에 맞는 제철 재료로 만든 음식과 과일을 챙겨 먹는 일이 아닐까요?
소서가 지나기 전, 이 계절에 꼭 한번 맛보면 좋은 음식과 과일들을 잊지 말고 챙겨보세요. 제철을 맞은 채소와 과일은 보약처럼 몸에 좋고, 맛도 한층 깊어진답니다.
옥수수, 복숭아, 수박, 애호박, 민어로 이번 주 기력을 든든히 보충해보세요. 특히 애호박을 넉넉히 넣어 끓인 민어탕 한 그릇은, 첫여름의 무뎌진 입맛을 상큼하게 돋워주는 소서의 대표 보양식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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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EVI』 vol.0 나의 가족
₩15,000
호호당의 매거진 TOKEVI 여름호. 절기에 관한 이야기, 전통, 보자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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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서, 더위를 씻어내는 작은 방식들
다산 정약용이 지은 한시 「소서팔사 消暑八事」에는 더위를 물리치는 여덟 가지 일이 나옵니다.
「소서팔사」에서 말하는 소서 消暑는 더위를 피해 멀리 떠나는 피서 避暑라기보다, 더위를 가까이 두고 씻어내며 다스리는 일에 가깝습니다. 조선의 선비들은 더위를 멀리 피하기보다, 자연의 움직임과 계절의 풍류 속에서 여름을 견디고, 또 즐겼습니다.
송단호시 松壇弧矢 : 소나무 숲에서 활쏘기
괴음추천 槐陰鞦遷 : 느티나무 그늘 아래 그네 타기
허각투호 虛閣投壺 : 빈 정자에서 투호하기
청점혁기 淸簟奕棋 : 대자리 깔고 바둑 두기
서지상하 西池賞荷 : 연못의 연꽃 구경하기
동림청선 東林聽蟬 : 숲속에서 매미 소리 듣기
우일사운 雨日射韻 : 비 오는 날 한시 짓기
월야탁족 月夜濯足 : 달밤에 개울가에서 발 씻기 |
그중 월야탁족 대목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진나라 정자의 계사에는 난초 향기가 생각나네
晉亭禊事憶蘭香"
달빛 아래 물가에 발을 담그고, 몸에 남은 더운 기운을 천천히 씻어내는 일.
그 장면 속에는 여름밤의 물소리와 바람, 그리고 난정의 고사에서 떠오르는 은은한 난초 향의 이미지가 함께 머뭅니다.
호호당의 시그니처 향은 오키드와 먹의 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맑고 섬세한 난초의 향에, 고요한 방 안에 놓인 먹의 깊은 향을 더해 차분하고 단정한 여운을 남깁니다.
시 속의 난초 향이 더위를 씻어낸 뒤 마음에 남는 맑은 기운이라면, 호호당이 그려낸 난초의 향은 일상의 공간에 머무는 작은 쉼에 가깝습니다.
여름밤의 맑은 향을 곁에 두고 싶은 분들께, 호호당의 향초와 향낭 라인을 함께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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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포함] 사유의 방 향초
₩38,000
호호당의 시그니처 향, 〈책과 먹과 난초의 향〉을 담은 향초입니다. 호호당의 향이 여러분께 선물하고 싶은 것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마치 한옥에서 하루를 보내는 듯한 고요한 명상과 여유입니다. 책과 먹, 난초의 향을 담은〈사유의 방〉향초를 통해 선비의 여유로운 삶을 잠시나마 경험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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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 조각보 향낭 2종
₩58,000
조각보 향낭은 버려질 수 있는 작은 천 조각에 새 숨을 불어넣는 조각보와, 선비의 방을 떠올리게 하는 호호당의 향을 한데 담은 향낭입니다. 조각보가 작은 면들이 모여 하나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이루듯, 향 또한 흰 한지와 검은 먹, 그리고 난초의 이미지를 따라 차분히 겹쳐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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